전시 서문으로 참여하였습니다.
작업을 계속하고 있는지, 어떤 환경에서 작업을 이어가는 지, 작업할 시간은 있는지 묻는 것은 꽤 자연스러운 안부가 되었다. 주변에 작업만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작가를 만나는 일은 흔치 않은 것 같다. 대부분은 작업을 지속하기 위해 별도의 일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한편, 작가로서의 자아와 생활을 책임지는 또 다른 자아 사이를 오가는 데 피로와 회의감을 느끼기도 할 것이다. 앞선 안부 속에서 오래 견디는 힘만이 지속을 가능하게 하는 것일까?
《Take a Piece》는 동료 작가와의 만남과 지지, 응원 또한 지속가능성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조각을 나누는 것은, 나의 조각을 주는 것일 수도 상대방의 조각을 받는 것일 수도 있는 쌍방향의 의미가 있다. 이렇게 조각을 건네면 작업을 할 때의 외로움이나 기댈 수 있는 존재의 부재로 인한 고립감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실상 작업을 할 때 외롭지 않은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작가는 작업실을 공유하지 않는 이상 혼자 작업하는 시간이 길고, 자신의 작업에 피드백을 줄 사람을 만나기 어려워 때로는 자신이 길을 잃고 있는 것은 아닌지 불안을 느끼기도 한다. 혹은 작가에게 주어진 다중 역할로 이미 지쳐 손길을 내밀 여력이 없었을지도 모른다.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고 대학을 졸업하면 원하든 원치 않든 사회적 접촉의 빈도가 적어 지고, 오랫동안 혼자 고민하는 것에 익숙해진다. 막연함, 답답함, 간절함, 허탈함, 소진감과 같이 은근하게 깔린 부정적인 단어들이 마음 한구석에 있을 테지만 얼굴을 마주하고 서로의 자리를 내어줄 때면 어떤 변화를 상상할 수 있을까?
《Take a Piece》는 조각을 건네며 연결의 자리를 마련한다. 바이타오타오(白桃桃), 차오페이위(曹珮瑜), 동야오(董垚), 은산, 황과이얼(黃乖兒), 김중옥, 이리라, 이영인, 이진, 린자이(林珈亦), 류이(刘易), 민예원, 노수현, 박세은, 석지아, 송예진, 쉬자치(许嘉琪), 장난(张楠), 자오커(赵可), 자오롄롄(赵莲涟) 총 20명의 참여 작가는 서로에게 안부를 건네고 광저우와 항저우에 도착하여 만나 서로의 작업을 공유하고 나눈다. 《Take a Piece》는 작가들의 작업을 단일한 주제로 묶지 않고, 다양한 매체와 재료, 내용을 가진 작가들의 조각을 초대했다. 서로 다른 언어를 쓰더라도 같은 공간에서 피부로, 살로 현재를 나누는 일은 언어적 장벽을 넘어 표정, 눈 맞춤, 손짓과 같은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으로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다. 문화, 언어, 역사 등 여러 차이가 있는 다른 국적의 작가 만나는 일은 단순히 ‘교류’라는 단어를 넘어 타인의 세계에 접속하고 당연하게 여겨온 나의 문제를 낯설게 볼 수 있게 한다. 동시에,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을 향한 질문을 바꿔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 왜 계속 작업하는지, 언제 작업이 멀게 느껴지는지, 그럼에도 다시 작업으로 돌아오게 되는 이유는 무엇인지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서로의 차이를 발견하고 유사성을 마주하며 지금을 함께 살아가는 젊은 작가들의 조각을 교환할 수 있다. 이처럼 조각을 나누어 갖는 것은 지속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내가 상대를 필요로 하듯 상대도 나를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상기하며, 더 나은 우리가 되기 위해 《Take a Piece》는 작가들의 열린 마음을 기다린다. 안위를 묻는 것에서부터 작은 만남과 기여는 서로의 작업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Take a Piece》는 마음과 호기심을 펼쳐 놓고, 무관심을 관심으로 전환하며, 응원하고 지지하는 감각을 회복하는 것이다.

큐레이팅: 노수현 Roh Suhyun
큐레이팅 보조: 李洁诗 Lee Jieshi
참여 작가: 김중옥 Kim Joongok
은산 Eunsahn
이진 Lee Jin
이영인 Lee Youngin
민예원 Min Yewon
박세은 Park Seeun
이리라 Rhi Lila
노수현 Roh Suhyun
송예진 Song Yejin
석지아 Suk Jia
白桃桃 Bai Taotao
曹珮瑜 Cao Peiyu
董垚 Dong Yao
黃乖兒 Huang Guaier
林珈亦 Lin Jiayi
刘易 Liu Yi
许嘉琪 Xu Jiaqi
张楠 LazyBackHome
赵可 Zhao Ke
赵莲涟 Zhao Lianlian

















